신둔에서 도척으로 잘 뚫린 337번 지방도를 따라 가다가 용마사거리에서 오른쪽 마교 인후리 쪽으로 향하면 오늘의 산행지인 국수봉길로 이어집니다. 실천신학대학원 표지판을 보고 찾아가면 더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국수봉 산 능선이 시야에 잡히고 그 위에 철탑 몇 개가 특징적으로 솟아 있습니다.

 

 

 

 

▲ 멀리서 본 국수봉 산줄기

 

 

 

 용마사거리에서 오른쪽 방향

 

작은 다리를 건너 인후리 쪽으로 다시 좌회전하다 옆을 보니 마을 끝머리 쯤에 몇 백살은 되어 보이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따스한 봄볕을 쬐고 있습니다.

 

 

 

 

마교리의 오래된 느티나무

 

인후리 마을 안길을 지나 논밭이 나오는데 나이 드신 농부들께서는 봄맞이 농사 준비에 한창이십니다. 밭에 작물을 심고 거름을 뿌리기도 하는 등 바쁜 모습입니다. 오늘은 유달리 따뜻한 날씨에 봄기운이 더욱 물씬 나는 것 같습니다. 밭 안쪽에는 망초 같은 봄 식물들이 벌써 싹을 틔우며 싱싱한 새잎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농사 준비 중인 어르신들

 

 

 

싱싱한 새 잎의 망초

 

밭이 끝나는 곳에 차를 세우고 십여 가구가 모여 사는 안쪽 동네의 마을길을 걸어갑니다. 산에 푹 안겨진 작은 마을인데 전원주택과 도예공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기도 사람들이 나와 부지런하게 봄맞이를 하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왼쪽이 원래의 등산로, 위는 안쪽 마을길

 

 

 

 

전원주택과 도예공방이 많은 안동네

 

실천신학대학원 돌조각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 오른편 산쪽으로 곧게 이어진 길을 잡아 올라가면 숲길과 이어집니다. 잘 자라고 있는 잣나무 산길을 호젓하게 걸어가 봅니다. 봄나물의 제왕이란 이름 아래 봄 나기가 참 어렵기만 한 식물 두릅나무가 싹틔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길바닥엔 멧돼지 녀석들이 땅 곳곳을 파놓은 흔적도 보입니다.

 

 

 

 

대학원 오른편으로 이어진다

 

 

 

 

잣나무 숲길과 두릅나무

 

 

 

 

멧돼지 녀석들의 흔적

 

얼마간 산을 타자 능선길이 나옵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웬 이상한 소리가 웅웅거리며 들려 바라보니 분명 송전탑 쪽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서쪽 철탑은 조용한데 동쪽 철탑에서 계속 소음이 들려옵니다. 산길 옆에는 송전선로의 이상을 신고하라는 표식들이 간간이 매달려 있습니다. 국수봉 산행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송전철탑을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곳곳에서 만나는 철탑 관련 표식

 

 

 

  여기서 좌측(남쪽)이 인후리 원래 등산로

 

주능선길은 크게 모나지 않고 부드러운 편입니다. 산길 옆에는 이삼주면 피어날듯 한 진달래꽃들이 무리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천 어느 산에서나 관목류 중에서는 진달래가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할 것입니다.

 

 

 

 

크게 모나지 않은 국수봉 능선

 

 

 

 

온통 진달래 천지인 산길

 

능선의 오른편은 광주시 방향인데 나무들을 다 베어내고 소나무만 몇 그루 서 있어서 썰렁해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어린 묘목을 조림해 놓았습니다. 새로 광주시에서 안내판을 잘 만들어 놓아 이 지점이 인배산 또는 둔지산(해발320미터)인 것을 알려줍니다.

 

 

 

 

조림 중인 광주시 쪽 임야

 

 

 

  광주시에서 만든 안내목

 

가다보면 곳곳에 참나무를 베어 비닐에 덮어 놓거나 줄기를 감싸놓은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설봉산 등지에서도 자주 목격되는 이른바 참나무시들음병 방제사업인 것 같습니다. 소나무에 이어 참나무까지 몹쓸 질병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의 나무들도 고통이 적지 않습니다.

 

 

 

 

  참나무 질병 방제 사업

 

산길 아래로만 이어지던 송전철탑을 바로 눈앞에서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멀리서 봐도 위압적인데 가까이서 보니 과연 크기가 대단합니다.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나오는 물체가 머릿속에 순간 스쳐 지나갑니다. 남쪽 밀양 고을에서 일어나는 아픈 사연들과 연관되어 온갖 복잡한 생각들이 이어집니다. 물과 공기처럼 인간 존재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발명품 전기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국수봉 산행길입니다.

 

 

 

 

크기와 높이가 거대한 거대 송전철탑

 

 

 

765킬로와트 고압선 안내문

 

주능선 거의 전체에 이어진 고압철탑 아래서도 진달래랑 생강나무들은 봄꽃 피울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습니다. 오늘 꼭 녀석을 보고야 말리라 다짐을 한 생강나무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설마 했는데 벌써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봄이 강산에 깊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곧 피어날 진달래 꽃망울

 

 

 

피기 시작한 생강나무

 

힘을 내서 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덧 정상입니다. 국수봉(해발427미터) 꼭대기에는 사람 하나 없고 광주시의 표지목만 서 있습니다. 원래 봉우리가 뾰족한 모양이지만 나무들이 우거져 잘 자라주는 덕분에 주변 전망을 관찰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국수봉은 이천에서 제 4위의 높이를 갖는 산으로서 서쪽 태화산에서 원적산을 거쳐 동쪽 앵자봉까지 이어지는 앵자지맥위의 한 봉우리입니다. 산맥의 북쪽은 용인 광주이며 남쪽은 이천 여주 땅으로 나누는 분수령 역할을 합니다.

 

 

 

 

국수봉 표지목

 

 

 

나무들이 가득찬 정상 부근

 

 

 

앵자지맥위의 국수봉

 

오후 늦은 시간에 시작한 산행이라 벌써 산에는 어둠이 내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 세워져 오히려 그보다 더 높은 철탑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아까 올라오면서 못 본 자작나무 한 그루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사진에 담아둡니다. 사촌지간인 거제수나무는 이천의 산에서도 종종 눈에 뜨이지만 강원도 깊은 산중 아니면 보기 매우 힘든 자작나무 자생종으로 보입니다. 전망이 시원한 광주 쪽 산과 들 마을도 서서히 어둠에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연히 만난 자작나무

 

 

 

어둠이 내려앉고 있는 광주 쪽 풍경

 

 

 

Posted by 2000가지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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