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그동안 포스팅이 늦어져서 ‘2000가지 행복 블로그’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늘은 분청 도자기에 문양 넣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분청(粉靑)’은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연재 5회 참조)로서 ‘회색 또는 회흑색의 태토 위에 백토로 분장하고 그 위에 백자유에 가까운 담청색의 유약을 입힌 것’(정양모 -「한국의 도자기」)을 말합니다. 따라서 그 문양은 태토 위에 어떤 방법으로 백토를 분장(화장)하는가에 따라 아주 많은 변화가 나타나는데요. 우선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발생한 상감분청과 인화분청을 알아보겠습니다.

 

상감 기법은 고려청자의 대표적인 기법이지요. 태토의 표면을 음각으로 조각하고 백토를 채워넣은 다음 잘 긁어내면 파였던 자리 만큼 백토가 채워지고 문양이 드러나는 방법입니다.

백상감과 흑상감을 사용하여 버드나무를 상감 조각한 작품입니다. 어두운 회색 계열의 태토와 유색이 청자와 비교되지요

 

인화 분청은 상감과 비슷한데 태토에 조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장 같은 도구로 태토가 마르기 전에 눌러서 음각의 효과를 내는 기법입니다. 조각보다는 조금 쉽겠지요? 상감과 마찬가지로 도장에 눌려 들어간 자리에 백토를 채워 넣고 잘 긁어서 문양을 표현합니다. 국화나 목단(모란꽃) 문양이 주로 사용되었고요, 선이나 점을 연속으로 시문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대접 모양의 전통 인화문 분청사기입니다. 바닥은 국화문양의 큰도장을 중심으로 작은 문양을 가득 채웠습니다. 몸통 부분은 점과 선의 느낌이 나는 도장을 반복적으로 빼곡히 시문했네요.

 

그런데 발생 초기 상감문이나 인화문 분청의 색감은 아주 어두웠습니다. 청자토처럼 정제하지 못하고 불순물이 많은 거친 흙을 그대로 사용하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음에는 기물의 전면에 백토를 분장한 박지문과 조화문 분청이 등장했습니다.

박지문과 조화문의 등장은 백토 분장이 점이나 선의 영역에서 대담하게 면으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하는데요. 조선 백자의 발전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지문과 조화문 기법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우선 기물 전체에 솔 같은 도구로 백토를 바릅니다. 다음으로 조각칼로 꽃이나 물고기 등의 문양을 그려넣습니다. 그 다음에 그려진 문양의 바깥 부분을 살살 긁어내면 문양은 백토의 흰색깔로 드러나고 바탕은 회흑색의 태토 색깔로 대조를 이루겠지요. 이것이 조화문 기법입니다.

상감 기법이 문양 부분에만 백토를 분장하는 것이라면 박지, 조화문은 우선 기물 전면에 백토를 분장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박지문 기법은 선으로 그려진 상태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선처리된 부분은 백토가 벗겨졌으니 태토의 회흑색으로 나타나고 나머지는 백토의 하얀 바탕이 되지요. 흰 도화지에 연필로 스케치한 모습을 떠올리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선처리로 작업하기 때문에 조화문보다는 세밀하거나 날카로운 부분을 표현하기에 적합합니다.

 

 

 

 

상감 기법이 문양 부분에만 백토를 분장하는 것이라면 박지, 조화문은 우선 기물 전면에 백토를 분장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작품들을 보면 박지문과 조화문을 각각 작업하기도 했지만 몸통은 박지문으로 표현하고 바닥이나 구연부(윗부분)는 조화문으로 처리하는 등 혼합해서 사용한 사례도 많습니다.

 

현대 도예가의 작품입니다. 흑갈색 태토에 백토를 분장하고 아주 세밀하게 문양을 조각한 후 외부는 박지 기법으로 따내고 내부는 조화 기법으로 꽃잎과 꽃술의 섬세한 부분까지 시문했습니다. 현대에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더욱 세련된 기법들의 분청 작품들이 아주 많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귀얄문과 담금법, 철화분청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Posted by 2000가지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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