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자 문양 새기는 방법을 공부하겠습니다. 지난 주까지 분청의 문양 기법을 살펴보았는데요. 분청보다 3,4세기나 앞서 등장한 청자를 알아가다보면 ‘아하! 분청의 문양 기법이 이렇게 발생한 거구나!’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일단 청자의 개념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지요. ‘철분이 약간 포함된 태토를 빚은 도자기에 2-3%의 철분이 들어있는 유약을 입혀 1,250도 내외의 온도에서 환원소성으로 만든 청록색의 자기’를 청자라고 합니다.

발생 시기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쟁이 있는데요. 대략 10세기 전후에 시작된 것으로 보면 큰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초기 청자는 중국으로부터 그 기술을 전수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11세기를 넘어서면서부터는 고려인들의 창조력이 중국 청자를 압도하며 최고의 예술적 경지와 기술적 완숙도를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청자의 출발은 순청자(純靑磁)로부터 시작합니다. 소문청자(素文靑磁)라고도 하는데요. 아무런 무늬가 없는 청자를 말합니다. 청자 초기부터 소멸할 때까지 가장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투박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성기의 순청자는 고려 비색(翡色) 청자의 완벽한 색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각각 위에 있는 작품들의 한 단면을 촬영한 것입니다. 초기에는 투박하였지만 1146년 출토된 청자소문과형병(좌측 위, 국보 94호)는 비색 청자의 느낌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는 걸작입니다.

 

다음은 음각(陰刻) 기법입니다. 음각은 조각칼 같은 도구로 기물 표면에 홈을 내서 문양을 새기는 방법입니다. 분청에서 백토 분장하고 음각으로 조각하는 조화문(연재 12회) 기억나시지요? 그 원조 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수직으로 문양을 새기다가 나중에는 문양의 외곽선에 칼을 비스듬히 깍아내어 양각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왼측 작품의 조각 면을 확대한 사진입니다. 음각으로 조각하고 테투리는 칼을 비스듬히 대고 깍아 마치 양각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양각(陽角) 청자는 음각과 반대입니다. 분청 박지문의 형님입니다. 조각칼로 기물의 표면에 문양을 새겨 넣고 외곽선의 바깥 부분을 긁어내어 문양이 도드라져보이게 하는 기법입니다. (사진 5,6)

 

 

 

 

 

 

 

 

위에 있는 두 작품은 고려시대 건축에 사용된 청자 기와입니다. 아래 작품은 현대 청자인데요. 분청처럼 백토를 바르고 마치 박지문 조각하듯이 주변을 긁어내어 문양이 도드라지게 했습니다. 청자 양각과 분청 박지문은 형제간 같지요.

 

상형(象形) 청자는 사람이나 각종 동,식물 등의 형상을 그대로 본 떠 만든 청자를 말합니다. 1123년 송나라의 사신으로 고려를 찾은 서긍은 그의 저서에서 「고려의 청자를 비색이라 하고, 근년 이래 그 제작이 공교해졌으며 색택이 더욱 아름답다. 특히 사자향로가 가장 정절하다.」고 했는데요. 이 사자향로가 바로 상형청자의 한 형태이지요. 고려의 상형청자는 사물이 지닌 본래의 특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핵심적인 특징을 잘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여기서 잠깐!

청자는 문양도 문양이지만 비색(翡色)을 빼놓고 넘어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고려청자의 비색은 자신들 이외에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인들조차 머리를 수그릴 만큼 당대 최고의 걸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송나라의 학자였던 태평노인은 그의 저서 수중금(袖中錦)에서 천하제일의 신품들을 다루는 가운데 도자기 분야에서 송나라 청자는 제껴놓고 고려청자의 비색을 천하제일로 꼽았습니다. 당시 중국의 콧대를 생각할 때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제 말보다도 미술사학자이신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님의 말씀으로 대신합니다.

“우리 청자의 비색이 산곡(山谷)을 흐르는 맑은 물이라면, 중국 청자는 깊은 웅덩이의 물과 같아서 하나는 맑고 은은하면서 투명하고, 하나는 진하여 전혀 불투명하고 두꺼운 장막을 드리운 것과 같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에 상감을 비롯하여 청자의 다양한 문양 기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선물입니다. 자료 사진 촬영을 위해 설봉산 도자기 전시장에 들렀다 나오는데 33도 작열하는 태양빛 아래 하얀 나비 떼가 앉은 것처럼 흰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산딸나무가 멋져 보여 한 컷 촬영했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2000가지행복

댓글을 달아 주세요